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9일 대선 사상 최다 득표 차의 압승으로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돼 10년 만에 ‘보수·우파 시대’를 다시 열었다. 2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보다 2배 가까운 득표로 대승한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대폭발이라는 게 우리 판단이다.

국정 전 분야에 걸친 좌파·무능 정권의 난정(亂政)을 청산·혁파하라는 것, 그것이 곧 민심이다. 이 당선자가 피선 당일 대(對)국민 사례담화에서 “국민의 뜻을 잘 알고 있고, 국민의 위대한 꿈을 발견했다”고 한 그대로다. 좌파·무능 세력의 아마추어리즘, 국정 난맥, 국가 좌표 일탈, 국가지배이념 훼손, 경제성장동력 잠식, 사회기강 파괴 등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내년 이후 차기 정권이 5년 임기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나가야 할 나라 경영 청사진의 방향과 내용을 ‘선택 이명박’을 빌려 주문한 것이다.

이 당선자에 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도는 나라 경영의 근본이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의 구체적 표현이다. 이 당선자가 승리를 즐길 시간적 여유조차 없어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가 이 당선자에 대해 성공한 대통령으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나가느냐 여부는 내년 2월25일 취임일까지의 정권인수 66일 간 얼마나 치열하고 효율적으로 준비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미리 지적하는 것 또한 그 때문이다. 자질과 능력, 추진력을 겸비한 인재로 정권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전임 아마추어 정권의 시행착오까지 바로잡은 ‘프로 정권’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 핵심 요직을 여느 선진국의 엘리트를 능가하는 인재로서 적재적소(適材適所) 인사의 전형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같은 인사쇄신이 전제돼야 좌파·무능 정권과는 차별화할 수 있는 국가개조 마스터플랜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당선자는 산적한 국가적 난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이 당선자가 국정의제로 천착해야 할 10대 과제를 적시함으로써 변화다운 변화, 개혁다운 개혁을 갈망하는 민심의 일단을 대변하고자 한다.

첫째, 이 당선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의 기치를 드높여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복원시켜야 할 책임이 무겁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국가 운영을 좌지우지하면서 국민을 갖가지 갈래로 갈라세워온 좌파·친북·반미 세력의 잔재를 청산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국민적 지향임을 재확인하게 해야 한다.

둘째, 이 당선자의 취임 첫해인 내년 2008년은 건국 60주년이다. 우리는 새삼스러이 국격(國格)을 강조하고 주권을 행사하는 대통령의 대내외적 품위를 강조해둔다. 막말·폭언·원색적 감정 표출로 안으로는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고 밖으로는 국위(國威)를 그늘지게 해온 전임자의 잘못을 거울삼아 국민에게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 그 정수(精髓)를 보여주기 바란다.

셋째, 원칙있고 실용적인 대북(對北)정책 전환으로 한반도 북녘의 개혁·개방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잃어버린 10년’이 일관해온 일방적 저자세 대북 정책을 전면 수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과 같은 억지 주장은 그 그림자까지 걷어내야 할 것이다.

넷째,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복원은 화급한 외교 현안이다. 섣부른 자주론의 폐해는 겪을만큼 겪어왔다. 2012년 4월 전환을 앞둔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반도 안보상황의 진전에 맞춰 재조율해야 할 것이다. 현 노무현 정부가 그나마 동력을 갖춰온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 또한 마냥 미룰 일이 아님을 유의하기 바란다. 한·일관계 역시 더 이상은 ‘과거’에 발목잡히지 않도록 탄력적인 자세 전환이 절실하다.

다섯째, ‘경제대통령 이명박’의 진가(眞價)를 발휘해 경제성장 동력 회복으로 실증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 당선자의 747정책 ― 연 7%대 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실현, 세계 7대 경제강국 진입 ― 을 위한 구체적 대안제시도 시급하다. 규제 철폐를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 종부세 등 각종 세제 개편, 반시장 좌파 정책 철폐 등은 성장잠재력 회복의 전제조건이다. 덧붙여 우리는 행정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의 허울을 빌려 국토를 난도질하다시피 해온 ‘균형발전 도그마’의 폐해를 교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섯째, 좌파 평등주의 교육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불허 등 ‘3불(不)’을 폐지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 사립학교법 재개정 또한 현안이 되고 있다.

일곱째, 청년 실업·출산율 저하·고령화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직장이 없어 집에서 노는 가장만 올 3분기 255만명으로 늘어나지 않았는가. ‘고용없는 성장’의 한파를 넘어 일자리를 경제정책의 또 하나 키워드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

여덟째, 반드시 ‘작은 정부’로 돌려세워야 한다. 노 정권 5년 동안 공무원 숫자가 6만5000여명, 인건비만으로 5조원 이상 늘어났다. 공기업은 인력이 1만2000여명 늘어나면서 빚이 40조원 불어났다. 그 ‘철밥통 공직’의 일대 수술이 화급하다.

아홉째, 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4대 연금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개혁이 미봉에 그쳤고, 공무원연금 등은 그같은 미봉조차 아직 먼 실정이다. 당대의 편익을 위해 후대의 부담을 늘리는 잘못을 더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열째, 민주주의 생명선인 언론을 질식단계로 내몰아온 노 정권의 언론독재를 시급히 교정해야 한다. 우리는 이 당선자가 “노 정부가 만든 신문법은 위헌적이므로 폐지해야 한다” “국정홍보처를 폐지하고 기자실 폐쇄조치도 원상복귀하겠다”고 다짐해온 사실을 되돌아보며 노 정부가 교활한 방식으로 축적해온 언론악법 및 언론탄압 기제(機制)를 시급히 정리하기 바란다.

우리는 “매우 겸손한 자세로,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것이 이 당선자의 대국민 제1성임을 늘 기억할 것이다. 이 당선자는 대통령직 인수단계부터 2013년 2월 임기를 마치기까지 ‘2007.12.19 국민의 선택’의 의미를 돌아보고 또 돌아봐야 할 것이다. 국민의 위업 60년의 궤적인 국가건설 → 산업화 → 민주화를 이어, 이 당선자가 있어 선진국 진입의 대망 그 실현을 앞당길 수 있었다는 후세의 역사적 평가를 예약하기 바란다.